우면산 너머가 희미하게 푸르스름해지던 시각, 잠에서 깨버렸다.
끄지 않고 잠들었던 PC에서 착 가라앉은 노래가 흘러나오고 새벽의 정적이 집을 가득 채우고 싸늘한 공기가 방을 가득 채웠다.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먹먹한데 잠은 다시 오지 않는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지만 잠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이런 때가 있다. 불현듯 찾아와 한바탕 휩쓸고 가는 답답함. 가슴이 아득해지는 먹먹함. 견딜 수 없는 공허함. 무언가 깊은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있을 때도 있지만) 그저, 견딜 수 없을 뿐이다.
펑펑 목 놓아 울기라도 하면 좋을 것처럼 답답한데, 목구멍에 자물쇠라도 채운 것처럼 오열은 나오지 않는다. 족쇄에 묶인 것처럼 숨 쉬는 것조차 갑갑하고 괴롭다. 저녁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술 생각이 애달프게 간절할 정도로.
어째서 이런 때에는, 가진 것과 이룬 것을 기억해내는 것보다 갖지 못한 것과 이루지 못한 것, 그리고 괴로운 것만으로 머릿속이 꽉 차버리는 것일까. 소중한 것이, 어째서 머나먼 곳에 있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버리는 것일까. 지금 내 주변의 것, 지금 내가 가진 것, 바로 내 곁에 있는 것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하는 것일까.
끊임 없이 가라앉고 가라앉는다. 울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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