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자살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경제도 엉망이고 사
회 전체에 퍼져있는 우울한 분위기도 한몫 하고 있겠지. 중년층에겐 삶
이 너무 무거워서, 젊은 청년들은 삶의 무게가 너무 가벼워서일지도 모
르겠다. 아무튼 이유는 다양하다. 어디선가 2009년의 자살율과 관련된
논문 비슷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대한민국, OECD 내 자살률 1
위!」 뭐 이런 내용이었다. 1등이 아니면 성에 차지 않는 대한민국이라
지만 저런 걸 1위하는 건 전혀 좋은 게 아닐 텐데.
이러쿵저러쿵 얘기가 길어졌다. 언뜻 보기엔 내가 사회문제에 엄청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다. 모든 일에 무관심
한 20대. 나도 결국 그 틀 안에 포함되어 있고 대부분의 사회 현상이
나 세상 돌아가는 일에 큰 관심은 없다. 우연히 지나치며 눈에 들어왔
던 내용을 단편적으로 기억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왜 하필 자살에 대한
얘기냐고? 단순한 이유다. 모든 일에 무관심한 20대가 유일하게 관심
을 보이는 일이 무엇일까? 「나」와 관련된 일에는 관심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면 그건 아니다. 난
사실 자살 따위 세상에서 가장 머저리 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삶은
가끔 힘들기 마련이고, 죽으면 편해질지도 모르지만 죽지 않아도 더
좋아질 수도 있다. 특별히 내가 낙관론자라는 건 아니고 그냥 죽으면
억울할 뿐이다.
그래, 난 죽기 싫다. 죽는 건 딱 질색이다.
본론으로 얘기를 돌리면, 무관심한 20대―나―가 자살에 관심을 보
인 건 쉬운 이유다. 자살할 생각은 개미허리만큼도 없지만 자살과 깊은
연관을 맺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 햇볕이 지독하게 뜨거운 여
름날, 정확하게는 7월 29일의 일이다.
내 눈앞에서, 버스가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내 평생토록 사람이 자살하는 얘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곧 곤란한 상황을 겪게 될 거에요.”
그녀는 아이처럼 웃으며 마녀처럼 말했다. 아니, 본인이 스스로를 마
녀라고 칭했으니 그냥 마녀일지도 모른다. 아이 같은 동안은 사실 겉모
습뿐이고 사실은 주름이 지글지글한 노파……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
쁘다. 그냥 미녀라고 기억하는 편이 낫겠다.
“그러니 나가지 말아요. 한 잔 더 마실래요?”
“또 원두와 물과 잔 가격을 따로 받을 겁니까?”
“설마요. 이번에는 냉방비도 받을 거예요.”
나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커피 한 잔에 만 팔천
원을 달라는 허튼 소리를 듣고도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것은 날이 너무
더워서였다. 변명하지만, 절대로 가게 주인이 미녀라서가 아니다. 정말
이다.
“좀 너무한데요? 한 잔에 만 팔천 원이라는 것도 터무니없는 가격
아닙니까. 그럼 리필 한두 번은 기본적으로 해줘야죠.”
“흐음. 제가 왜요?”
그녀는 정말로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질문해왔다. ……상도의 기본을
모르는 여자다.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잠시 내
대답을 기다리다가 우아한 동작으로 몸을 돌려 음악의 볼륨을 조절했
다. 스피커에서는 「Sanctus」가 흘러나온다. 마녀가 트는 음악치고는
지나치게 경건한데.
“아무튼 그만하죠. 다음 잔은 됐습니다. 말도 안 되게 비싼 커피지만
맛있게 먹긴 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볼 일은 없을 거고, 누구한테 얘기
도 못할 비싼 가격이니 이 인연은 여기서 끝이겠군요. 그럼 가보겠습
니다. 커피 많이 파세요.”
대충 작별인사를 던지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결국 두 시간 동안 손
님은 아무도 없었다. 미인 여주인과 두 시간 동안 농담 따먹기하고 놀
수 있어서 좋았……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녀가 말했다.
“농담 아닌데, 너무 쉽게 흘려듣는군요? 내 얘기를 믿어볼 생각이 전
혀 없나보네요. 고작 만 팔천 원에 대한 대가로 난 지금 굉장히 많은
충고를 해준 거예요. 명심해요.”
“충고입니까? 지금 나가면 곤란한 상황을 겪게 된다는 게?”
“물론이죠. 뭐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허튼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리 내어 말하지는 않았다. 미인
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설령 그 미인이 좀 돈 게 아닌
가 싶을 정도로 허튼 소리만 하긴 했지만.
몸을 돌려 다시 카운터 앞에 앉았다. 논리의 시간이다.
“굉장히 애매한 얘기를 충고라고 하시는군요. 곤란한 상황은 언제라
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잖아요? ‘암입니다.’ 라고 선고 받는 것도 곤란
한 일에 포함되지만 더위를 좀 식혀보겠다고 옆 가게 주인이 뿌리는
물에 맞는 것도 곤란한 일 범주에 들어가니까요. 사기꾼 점쟁이들이 쓰
는 것 같은 애매한 말씀을 하시네요? ……마녀라면서.”
그녀가 싱긋 웃었다.
“그럼 이렇게 수정할게요. 「무척」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거예
요. 그러니 커피 한 잔 더 어때요? 단골은 아니지만 단골 후보로 이름
을 올렸으니 이번엔 특별히 냉방비, 받지 않겠어요.”
……아까도 안 받았잖아.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짜도짜도 안나옵니다
쥐어짜.
재밌잖아!
헛. 내가 들어본 가장 긍정적인 피드백이다. (웃음)
담꺼 줘요~ =ㅂ=
꺅 소리님 >ㅂ< 뒤를 자세히 생각해본 건 아니지만 소리님이 오신다면 써서 바치겠사와요!
한국시리즈 리그 사월트윈스 승률 4할 도전중(...)
ㅉㅉ 잉여하긴. 에멤 라이어즈는 승률 6할에 가깝다!
4할 넘었다 ㅠㅠ
0.407!! 선발 원투펀치가 배영수/봉중근이지롱~
정민철-김수경-봉중근으로 이어지는 내 앞에서 지금 까부나요?
1,2선발 6성 옥스프링 - 리오스 :>
훗, 봉중근-배영수-김수경-송진우에 힘입어 승률 8할 1등 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