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2005/05/19 03:56 from Days/일상
글을 쓴다-라는 것은, 내게 있어서는 파도와 같은 것이다.
아니, 파동과 같다고 해야하나.

정정한다. 파도, 혹은 불규칙한 파동과 같은 것이다.

일단 막히면―파도에 비유하자면 '멎으면', 파동에 비유하자면 0보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끝이 없다. 한없이 막혀있는 것이다. 막다른 골목에 고개를 박고 힘없이 주저앉아 있는 꼴이랄까.
스스로 정해 놓은 모든 것이 한심해보이고, 이 내용은 말이 안돼! 라고 스스로를 지탄하며 써놓은 것을 지워버리기 일쑤다. 내가 쓰긴 뭘 쓰겠어, 라고 자학하기도 한다. 집안 도처에 널려있는 책들은 모두 지뢰다. 한 페이지라도 열어보는 날에는 내 보잘것없는 문장을 비웃기 시작하고, 지하 100m까지도 땅굴을 파고 들어간다. (……표현이;ㅁ;)
오로지 절망하고 또 절망할 뿐인 것이다. (...)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또 너어무 심하게 반대다.
밀려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머릿 속으로 마구 밀려드는 이야기들에, 그들의 대화에, 그리고 새로이 떠오르는 설정들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이다.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워도, 내 작은 머리(큰가?;) 속에서 재잘대는 그 작은 속삭임에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다. (물론 원래 잠을 잘 못 이루기는 하지만, 그 얘기는 빼고 생각하자)
그런 넘쳐 흐르는 감정(감정이라는 표현이 가장 비슷할 것 같다)들 때문에, 글은 엉망이다. 구성은 흐트러지고, 전개에 가장 중요한 개연성은 희미해진다. 글에 짜임새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쉴새없이 떠오르는 새로운 내용에, 이 다음은 이렇게 전개하는 것이 좋겠다! 라는 전개에 대한 결정까지. 이 시기(?)에는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 혼이 반쯤 나간 것처럼 글을 써내려간다.
(이 시기의 블로그는 오늘처럼 두서없이 온갖 얘기를 다 주절거린다. ( -_) )

가만히 보면, 막히거나 잘 나가거나- 둘 모두 문제가 있다. (알고 있다. OTL)
막히면 막히는 대로 걱정이요, 잘 나가면 잘 나가는 대로 걱정인 것이다. (특히 최악인 것은 걷잡을 수 없이 써내려가다가 곧바로 '완전히 막히는' 시기로 넘어가는 것이다. 짜임새가 엉망인 글을 보며 자학하는 강도가 가장 심하다. OrL)
……3월 초에, 이 문제에 대해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일단 나가기 시작하면, 무조건 쓰고 보는 거다. 문제는 그 후에 생각하면 돼. 일단 지르고 보는 거야. (지름신교의 신도 입니다-_-;) 문제는 이후에 되잡자. 어차피 역량이 부족하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잖아.

그렇게 결론 내렸다.
어이없는 결론이지만, 현 상태에서 가장 나은 타협안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



이제 바라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가능하면 계-속, 가능하면 오-래. 파도가 밀려왔으면.



P.S - 점점더 포스팅에 주제도, 두서도 없어지네요. 으에에 ;ㅁ; (...)
  적지만 영양가있는 포스팅을 하는 블로그! 로 하고 싶었는데.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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