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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을 비운다. 뚫어져라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외면한다. 외
면한 채 술잔을 채운다. 다시 술잔을 비운다. 그는 계속 나를 바라본
다. 다시 술잔을 채운다…
그가 화를 내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매섭게 찔러오는 그의 시선이 따갑다. 평소의 그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그는 내게 이런 감정을 직접적으로 부딪혀온 적이 없
다. 나는 계속 그를 외면하고 술잔을 비운다.
그가 말한다.
“대답 좀 해봐요.”
대답할 말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 원하는 일을 찾는다. 바
라는 것을 향한다. 좋은 말이다. 정말로 듣기 좋은 말이다. 하지만 듣
기에만 좋을 뿐이다. 좋은 것과 현실적인 것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간극이 놓여있다.
그가 말한다.
“선배를 울지 않는 새라고 생각해요.”
몇 해 동안이나 울지 않던 새가 한 번 울자 그 기상이 온 천하를
떨쳐 울리더라. 어디에 나오는 말이었던가. 나는 곁눈질로 그를 바라
본다. 그는 언제나처럼 올곧은 시선으로 나를 바라본다. 눈을 깜빡일
시간조차 안타깝다는 듯이.
“언젠가는 비상할 것이라고 믿어요.”
과대평가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
선에는 결코 거절할 수 없는 믿음이 담겨있다. 절대적인 신뢰. 부모
에게 아장거리며 다가서는 아이 같은, 절대적인 믿음이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누
군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믿음은 언제나
배신을 이면에 내포하고 있으며, 믿는다는 것은 그 배신의 아픔조차
감내하겠다는 의지의 증명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픔은
기피의 대상이다. 그 아픔을 받아들일 각오는 어려운 것이다.
“선배.”
선배라는 호칭이 무겁게 다가온다.
울지 않는 새라던 그의 평은 절반은 맞다. 하지만 나는 울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울지 못하는 것이다. 그림 속에 그려진 꽃처럼 아무런
향기도 뿜어내지 못하는, 울지 못하는 새다. 울지 못하는 새에게 살
아 있을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내게 살아있을 가치가 있는가.
불현듯 그런 생각이 치밀었다. 통쾌한 기분이 든다. 올곧게 바라보
는 그를 날카롭게 쏘아보며 호기롭게 잔을 비운다. 평생토록 느껴왔
던 불안감. 평생토록 함께했던 상실감. 해답을 찾은 것 같다.
나는 그를 향해 방긋 웃어 보인다.
실수했음을 깨닫고 눈을 떴다. 반갑게 웃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비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상실한 후에야 깨닫
는 둔감한 나보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그녀가 느끼는 상실감이 더욱
클 것이라는 사실을 먼저 생각했어야했다.
“미안.” 하고 말한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에 황급히 덧붙였다.
“네 쪽이 더 힘들었을 텐데.”
그녀는 깜짝 놀란 얼굴로 나를 돌아본다. 나를 돌아보는 그녀의 표
정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나는 그녀에게 마음을 담아 다시 사과하고 담배꽁초를
바닥에 던졌다. 그녀는 그 행동에 잠깐 눈매를 찡그리며 싫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한참을 더 아무 말 없이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먼저 말을 걸기는
저어했고 그녀는 읽기 어려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침묵이 답답함을 지나 압박감이 되기 시작할 무렵 그녀는 말했다.
“커피 한 잔 할래요?”
그 자리에서 헤어질 것이 아니라면 그편이 분위기를 새롭게 하는
데 나을 것 같았기에 나는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자
판기에서 커피를 한 잔 뽑아서 한 모금 마셔보더니, 이 세상의 것이
라고 생각할 수 없는 맛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
렸다. 그리고는 아직도 입이 쓰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 팔을 잡아끌고
병원 밖으로 나섰다.
“어디 가는 거야?”
그녀는 대답 대신 내 팔을 잡은 자신의 팔에 힘을 더했다. 그녀에
게 이끌려 사흘간 머물렀던 병원을 벗어난다. 떠나고 싶지 않다는 마
음과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이 동시에 나를 덮쳐온다.
고작 벽 하나를 경계로 두고 있을 뿐임에도 병원 안과 밖은 확연
하게 다른 세계다. 모노크롬의 무거운 곳이 아닌, 그 흐름을 채 따라
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빠른 삶의 기운이다. 하지만 그것은 길가에서
참을 수 없는 불안함을 동반한 채 귓가를 스쳐지나가는 자동차들의
굉음과도 같은 것이다. 생기가 느껴지는 것과 별개로 나는 도저히 그
흐름에 동참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괴리감이 느껴졌다.
앞서 걷는 그녀의 뒤를 따르며 그런 생각을 더듬는다.
“어디까지 가는 거야?”
“이 근처에 괜찮은 찻집이 있어요. 그다지 멀지 않으니까 조금만
더 따라와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사람은 거의 없어서 조용한데 커피 맛은 정말 끝내주거든요. 서울
에서 이 집보다 더 맛있는 커피를 먹어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에요.”
그래, 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사소한 점 하나에 주목하고 물
었다.
“근데 커피가 그렇게 맛있다면서, 왜 손님이 없지?”
그녀는 대답 대신 걸음을 빨리했다. 침묵으로 포장된 단호한 거부
가 느껴진다. 그녀가 대답하지 않는 이유를 곰곰이 따져보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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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보니 수면시간도 확 줄게 생겼지만... 부디 건강 조심하시길.
난 과제대신 일...음;;;;자, 힘내게;ㅁ;/
과제가 산더미;
힘내;ㅅ;)/
저런...; 힘내;
인생은 휴학... ㄱㄱ
포기해.. 포기하면 편해... ㅋ
(근데 너 이번에 빡센 과목들만 듣고 있냐? ㅡ.ㅡ)
포기할 수 있어서 과제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