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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3 밸브 님들하 짱드세염 : 포탈 [PC]




오랜만의 포스팅은 이제와서 논하기는 늦은 감이 많이(^^;) 있는 게임, 포탈이다. 

자취방에 놀러 오신 어머니께서, "너 학교 가면 혼자 놀게 뭐 재밌는 건 좀 주고 가렴. 만화책은 이제 지겹구나." 라고 하시길래 포탈을 쥐어드렸다. (여담이지만 그 동안 어머니가 독파하신 만화책 리스트는 「신의 물방울」, 「요츠바랑!」, 「데스노트」, 「xxx홀릭」 등, 일반적인 50대가 결코 읽지 않을 책들이다... 그러고보니 「폴라리스 랩소디」랑 「눈물을 마시는 새」도 읽으셨다) 강의 듣고 집에 오니 중반 쯤에서 막히셨길래, 좀 도와드리다가 저녁 준비하시는 틈에 내가 다시 잡고; 또 끝을 보고 말았다.


우선 게임을 논하기 전에, 밸브의 소스 엔진에 대해서 가볍게. 

최근에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나, 한국 온라인 게임에선 테라 등에 사용된)이 세계 시장의 대세라고 외쳐도 무방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과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지만,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하프 라이프의 시대에 소스 엔진은 시대를 주름 잡던 엔진이다. 

밸브는,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는 FPS, <하프라이프 2>와 <L4D> 등에서는 물리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FPS 방식의 게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엔진의 원조인 밸브는 이 게임으로 물리 환경을 사용하는 퍼즐 게임을 만들었다. ...이 무슨 깨는 짓인가.

최근 국내에서 이 소스 엔진을 사용한 MORPG 게임이 개발 중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도 알게 된 <마X노X 영X전> (...) 근데 엔진의 성능과 무관하게, 안정성 자체는 좀 떨어진다는 기분이 드는데 이걸로 온라인 게임 만들어서 스테이블할지는 두고봐야겠다. (근데 밸브도 소스 엔진 하나 잘 만들어서 참 잘 써먹는다. 엔진 자체의 성능이 발군인 것도 있지만...)




포탈은 알만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모를만한 사람들조차 다 아는 밸브에서 만든 액션 퍼즐 게임이다. (액션과 퍼즐이 과연 융합될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을 갖는 당신, 이 게임을 해보면 그런 생각은 사라질 것이다) 

단일 게임으로는 조금 모자란 볼륨과, 하프라이프와 연동된 배경 세계관으로 오렌지박스에 끼워팔기(...)로 판매되었기에 우습게 보기 쉽지만, 이 포탈은 게임 디벨로퍼스 컨퍼런스에서 2007년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된 게임이다. (최근 스팀에서의 평점은 90. 2005 GDC Award 수상작인 <하프라이프 2>의 96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건 아마 "작은 볼륨"과 "낮은 인지도"에서 비롯된 점수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룰은 지극히 간단하다.

■ 물리 법칙을 따른다.
■ 파란색 포탈과 오렌지색 포탈은 서로 통한다.

...끝. 요약하면 사실 둘 밖에 없다. 그나마 물리법칙을 따른다─는 건 뭐 특별히 논할 가치가 없는, <일반적인> 룰이다. 결과적으로 포탈이 갖는 특이한 룰은 오직 하나다. <파란색 포탈과 오렌지색 포탈은 서로 통한다>

바위는 가위를 이긴다. 보는 바위를 이긴다. 가위는 보를 이긴다. 전세계의 즐거운 게임 가위바위보 이상으로 간단한 룰이지만, 밸브의 기획력이 레벨을 디자인하자 무려 액션 퍼즐 게임으로 탈바꿈한다.

퍼즐을 푸는 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파란색 포탈과 오렌지색 포탈은 서로 통한다>는 룰과, <물리 법칙을 따른다>는 룰을 기반으로 퍼즐을 풀면 된다. 무슨 말이냐고? 해보면 안다. 두 종류의 포탈을 오고가는 "가장 기초적인" 룰 외에, <포탈 사이의 이동>과 <물리 법칙>이 어떻게 양립하는가를 고민하면서 플레이한다면, 게임 자체의 난이도는 높지 않다.

어떤 의도로 해당 스테이지를 기획했는가? 기획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간단하다. 게임이 제시하는 두 가지 기초적인 룰과, 맵의 구조를 통해 분석할 수 있다. 정말,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탈이 제공하는 퍼즐은 '쉽지 않다'. (어렵지 않다는 것과 쉽다는 것은 동의어가 아니다)

지적 유희를 즐길 여지가 무한하다는 뜻이다.

스포일러가 있어 가립니다.



총 플레이 타임 약 너댓 시간. 포탈 최대의 아쉬움은 이 볼륨일 것이다.

퍼즐 게임이라도 배경 시나리오와 세계관이 어떤 재미를 선사하는가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시 엔딩을 보면서도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 하프라이프 2도 그렇고 포탈도 그렇고, 밸브의 게임은 매번 똑같다. "아놔 님들 짱드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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